노래 들으면서 공부, 과연 맞는 걸까?
조용한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종종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펼치곤 했다.
클래식 음악이나 잔잔한 재즈가 나의 뇌를 자극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그 배경음이 오히려 산만하게 느껴졌다. 집중이 흐트러지고,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과연 음악이 나를 도왔던 건지, 아니면 내가 그걸 도구로 착각한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인간의 인지 능력 한계
'
음악이 학습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의 가장 중요한 논리는
인간의 인지 능력이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예를 들어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을 보면, 우리는 눈앞에서 커다란 고릴라가 지나가며 팔을 흔들어도,
고릴라를 주목하지 않으면 그 존재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는 우리가 모든 자극을 동시에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인지 시스템은 한정된 자원을 가진 탓에, 눈앞의 여러 자극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만 집중하고,
그 외의 정보들은 자연스럽게 배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기 기억의 개념을 확장한 작업 기억을 사용하지만,
아쉽게도 멀티태스킹 기능은 없었다.
작업 기억의 세 가지 요소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은 본래 단기 기억의 개념을 확장한 것이다.
두 개념의 차이점은 작업 기억이 인지 과정, 즉 사고와 이해 등 보다 넓은 범위를 포함한다는 점에 반해,
단기 기억은 정보를 단순히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는 데 있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 중 하나는 배들리와 히치(Baddeley & Hitch, 1974; Baddeley, 1986)가 제안한 것으로,
이 모델은 세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1. 음운 루프 (phonological loop)
첫 번째는 음운 루프로, 이는 음성 정보를 저장하는 제한된 용량의 저장소와,
비음성적 반복을 통해 이를 보존하는 메커니즘으로 구성된다.
*음운 루프는 두 가지 하위 시스템으로 또 나뉘어져 있다.
* 1, 음운 저장소 - 음운(짧은 단어, 소리)을 보관한다
2, 반복 메커니즘 - 지속적으로 보관된 음운을 되뇌인다(암기할 때 하는 행동과 유사)
그래서 결국, 어렵게라도 풀이하자면 이 음운 루프에 음악의 내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허나
가사가 없는 노래를 듣는다면 음운 루프의 충돌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글 읽기에 영향을 미칠 확률이 낮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익숙한 일 (계속해서 비슷한 것을 해야 하는 경우)
을 할 때는 가사 없는 노래를 듣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가사 있는 (익숙한) 노래도 음운 루프의 충돌이
줄여지기 때문에, 좋아하는 노래라면 조금은 들어도 괜찮다.
물론 전제조건은 노래를 들으면서도 공부가 수월하게 될 때이다.
2.시공간 스케치패드 (isuospatial sketchpad)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는 유사한 시스템도 존재하는데, 이를 시공간 스케치패드라고 부른다.
그림, 위치, 패턴, 간단한 시각/공간적 정보를 처리하는 곳이다.
음운 루프와 비교한다면 음운 루프는 언어적, 시공간 스케치패드는 ,시각적(비언어적)
간단한 정보를 처리한다. 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이러한 음운 루프와 시공간 스케치패드는 종종 '하위 시스템'으로 불리며,
이 시스템들은 중앙집행기라는 세 번째 요소에 의해 조정된다.
3.중앙 집행기 (central executive)
중앙집행기는 하위 시스템을 관리하고,
과제의 목표 설정이나 인지 작업의 시작과 종료 등 복잡한 인지 기능을 수행한다.
작업 기억의 중요한 특성은 유연한 중앙집행기와 다양한 하위 처리 메커니즘 간의 상호작용에서 나온다.
이후에, 이 모델에 세 번째 하위 시스템인 일화적 버퍼가 추가되었으며,
이는 장기 기억에서 정보를 인출하여 이를 유지하고 조작하는 역할을 한다 (Baddeley, 2000).
일시적 고양감
모차르트 효과를 알고 있는가?
모차르트의 노래를 들은 실험군은 15분 가량 공간추리력(IQ)이 증가했다고 한다.
물론 모차르트의 노래만 국한되지 않으며 좋아하는 소설을 읽어 주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어도 잠시 동안 능력이 좋아진다는 거다
ASMR 또한 똑같이 적용되기에,
만약 감정이 섬세하고 안정이 되는 음악이나 노래가 있을 경우,
공부의 효율을 확인하며 듣는 것도 좋겠다.
적당히 집중과 안정, 결과물 사이에서 타협한다면,
분명 좋게 이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황금비율은 존재할 것이라고 감히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에는 몸으로 실험해 봐라 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일부 궁금중은 풀렸기를 빈다.